안녕하세요, mimosa vinyl. 입니다.
달력이 넘어가자 약속이라도 한 듯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한 도시가 반가운 요즘입니다.
어두운 저녁, 노란 조명의 가게들을 지나다 보면
김이 서린 창 너머 사람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와인 한 잔에 달아오른 뺨, 시시콜콜한 대화와 그들만의 농담,
연말을 핑계로 둘러앉아 어제를 위로하고 내일의 안녕을 바라는 시간…
정말이지 이 순간만큼 인간이 사랑스럽다 느껴질 때가 없습니다.

12월의 첫번째 영화는 그래서 참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제겐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코트를 꺼내 입을 때,
아름다운 빨강색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 을 소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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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되던 시절인 1950년대의 뉴욕,
캐롤과 테레즈의 섬세하고 농밀한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할 땐 참 많은 요소들이 쓰이지요.
허나 [캐롤]이 특별한 이유는 ‘시선’ 하나만으로도
사랑의 총체적 감정이 완벽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세상이 멈춘듯한 기분을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
이성적 판단을 거스르는 것에 대한 떨림,
그럼에도 기꺼이 눈에 담고 싶은 황홀함.

시선은 마음을 그대로 투영하기에
때로는 말 없이도 더 많은 것을 상대와 나눌 수 있고
때로는 나의 욕망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렇게 사랑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하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죠.

점심 메뉴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던 테레즈가
카메라 렌즈에 캐롤을 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녀의 삶 또한 초점을 맞춘 듯 명확해지기 시작합니다.

캐롤 또한 테레즈의 변화를 눈에 담아내며
기꺼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기를 결심하지요.

그렇게 영화의 마지막, 허공에서 맞물리는 그들의 눈빛은
말 한 마디 없이도 엄청난 사랑의 파고를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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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트한 파스텔 컬러들로 담아낸 1950년대의 뉴욕과
습하고 따뜻한 미쟝센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일렁이게 합니다.

오늘의 사운드트랙은 극의 도입부와 엔딩에 삽입된 두 곡의 메인 테마와,
영화 내내 흐르던 따뜻하고 우아한 캐롤들로 구성해보았습니다.


꿈처럼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도
모두의 마음이 선명해지는 12월,
여러분의 시선 끝엔 무엇이 걸려있나요. 🌹



🎼 [Carol] Soundtrack (2015): Carter Burwell
🎞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사라 폴슨 외
🍿 네이버 시리즈온 / WATCHA / WAVVE / NETFLIX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캐롤 #Carol #christmas